현실치료는 치료적 경을 조성하고 내담자의 행동변화를 모색하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내담자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치료자는 안전한 치료적 환경을 조성하고 내담자와 협동적 관계를 맺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을 지혜롭게 선택하여 실천하도록 돕는다. 현실치료 내담자의 행동을 변화사키기 위한 구체적인 치료적 절차로서 WDEP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1. 치료적 환경 조성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내담자가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치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치료는 치료자와 내담자의 상호 협력적인 관계 속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내담자는 타인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능력이 부족하다. 특히 부모나 학교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심리치료 받게 되는 청소년 내담자의 경우에는 반항심과 경계심 속에서 치료에 임하게 된다. 치료자는 이러한 내담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낄 수 있는 치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치료자는 지시하기, 훈계하기, 설득하기, 평가하기, 진단하기, 비난하기, 위협하기, 강제하기와 같은 행동을 피해야 한다. 그 대신, 치료자는 수용적이고 공감적인 태도로 내담자를 따뜻하게 보살피고 지지해주어야 한다. 내담자는 치료자를 포함한 치료적 환경을 안전하고 지지적인 것으로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아울러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희망과 용기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노력해야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타인에 의해 통제되는 희생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아울러 내담자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선택이 존재하며 이러한 선택을 통해서 더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강조하낟. 내담자는 더 나은 선택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희망과 용기를 지니고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2. WDEP 모델
현실치료는 내담자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WDEP라는 치료모델을 사용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원하는 소망을 질문하여 명료화하고 그러한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어떤 행동을 선택하고 있는지 묻는다. 이어서 그러한 행동이 소망을 잘 충족시키고 있는지 평가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좀 더 효과적인 행동을 선택하여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현실치료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 초점을 맞추어 내담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킴으로써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다.
1) W : 소망과 욕구 살펴보기
W(Wants)는 치료자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인식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내담자가 바라는 소망은 다섯 가지의 욕구, 즉 생존, 권력, 사랑, 자유, 재미의 욕구와 관련되어 있다. 내담자의 소망과 욕구는 내담자의 ‘좋은 세계’에 존재하는 구체적인 심상들을 탐색함으로써 구체화될 수 있다. 아울러 치료자는 내담자가 현재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지를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담자는 현재 상황과 좋은 세계의 비교를 통해서 그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의 주된 목적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정말 이루고 싶은 삶의 모습을 구체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2) D : 현재 행동과 지향 살펴보기
D(Doing and Direction)는 치료자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현재 무슨 행동을 하며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서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를 명확하게 인식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전체행동(행동, 사고, 감정, 생리반응)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격려하면서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치료는 주로 현재의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과거의 일은 현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만 관심을 갖는다.
3) E : 현재의 행동 평가하기
E(Evaluation)는 치료자가 내담자로 하여금 지금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자신의 소망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효과적인지를 평가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앞의 단계에서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더불어 그가 현재 하고 있는 행동이 명료해지면, 과거 내담자의 현재 행동이 자신의 진정한 소망과 욕구를 효과적으로 잘 충족시키는지를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치료자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은 당신이 진정하게 원하는 것을 얻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까?”이다.
WDEP 모델에서 평가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 평가를 통해서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욕구와 소망이 잘 충족되는 행복한 삶을 원한다. 불행감과 더불어 부적응 문제를 지니고 있는 내담자가 치료자와 함께 따뜻하고 지지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정직하게 평가한다면, 자신이 무언가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과 동기를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좀 더 행복한 삶의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4) P :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기
P(Planning and Commitment)는 치료자가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소망과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변화의지를 격려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새로운 행동의 계획을 돕는다.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하는 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감을 갖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인식하도록 촉진해야 한다.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현실치료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WDEP 모델은 현실치료의 과정에서 반복적이고 순환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소망(Wants)을 탐색하고 현재의 행동(Doing)을 자각하여 그 유용성을 평가(Evaluate)하고 좀 더 행복한 삶을 위한 계획(Plan)을 세워 실천하는 작업은 치료자와 내담자의 협력적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내담자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여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선택과 변화를 실행하는 WDEP 모델을 학습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