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인 문제의 종류가 너무나 많은 것과 마찬가지로 개입의 형태 역시 다양하다. 따라서 모든 사례에 똑같이 잘 적용되는 치료과정을 정확히 기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심리치료에 적용되는 가장 전형적인 치료 절차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기술이 가능하다.
초기면접
내담자가 처음 클리닉에 방문하거나 임상가의 사무실에 들어왔을 때, 그들은 정확하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모른다. 어떤 사람들은 불안해질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의학적 치료와 심리치료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도움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당황하거나 부적절감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클리닉이란 무엇이며 그들이 받을 수 있는 도움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 중요한 단계는 내담자의 태도와 기꺼이 협력하고자 하는 의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최초의 접촉을 치료자나 사회사업가, 심리학 기술자 혹은 그 밖에 다른 누가 했든지 간에 이 접촉을 노련하고도 민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치료를 받으러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 논의한 후, 일반적인 치료 절차에서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설명해 준다. 이 시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유용하다. 전문가 스텝은 누구이며, 그들의 자격은 무엇인가? 치료비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치료의 비밀 유지는 되는지, 만약 기밀 유지가 되지 않는다면 어떤 사람들이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가? 다른 의학적인 문제가 있는가, 심리치료를 하면서 의학적 문제는 어떻게 다루게 되는가? 이 내담자와 계속 절차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 적절한가 아니면 다른 기관이나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는 것이 맞는가? 이런 질문들과 함께 다른 질문들이 분명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평가
내담자가 클리닉에서 계속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점에 대해 서로 동의하게 된다면, 내담자의 문제를 평가하기 위한 회기가 한 두 회기 정도 지정된다.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특징이나 치료자의 치료적 지향점, 기타 다른 요인들에 따라서 다양한 평가 절차가 있을 수 있다. 보통 과거력을 전반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 접수 면접을 하게 된다. 다른 정보들은 다양한 심리검사를 통해서 수집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배우자, 가족, 혹은 친구들과의 인터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내담자가 자기 관찰을 통해서 각기 다른 상황에서의 행동이나 생각, 감정에 대해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것 역시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환자들의 경우, 다른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비심리적 요인에 의해 문제가 생겨났을 가능성을 확인해 보기 위해, 필요하다면 신경심리학적 평가나 의학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문제가 경제적 문제나 실업과 관련되어 있을 경우 사회사업가나 직업 상담가와 만나 추가적인 자문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모든 정보가 수집, 분석된 이후 예비적인 통합이 시도된다. 여기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단순히 진단명만 붙이는 것이 아니라 얻을 수 있는 모든 심리적, 환경적, 의학적 자료의 관점에 입각해서 내담자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구성해 보는 것이다. 내담자에 대한 이런 초기의 개념화 작업을 통해서 치료과정에서 어떤 구체적인 치료적 개입이 필요한지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내담자에 대해 개념화 작업이 변화할 수 있으며, 치료적 목표나 기법도 결과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평가란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인터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이다. 사실, 치료 중에 있는 환자들을 매주 평가하여 진척이 없는 경우나 오히려 기능이 안 좋아지는 경우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한다.
치료의 목표 설정
평가 자료가 통합된 이후 곧 치료자와 내담자는 내담자 문제의 본질이나 그 문제에 대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더 체계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다. 어떤 치료자들은 이 단계를 치료 목표에 대해 협상하는 단계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치료자가 구체화된 내담자 문제를 경감시키고 가능한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겠다는데 대해 내담자와 치료자가 ‘계약’을 맺는 단계로 진입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솔직히 모든 문제에 대한 완전한 치료나 해결책에 대해서 누구도 완벽하게 약속하지 못한다. 내담자들은 또 그들 입장에서 자신이 바라는 것과 의도하는 것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사실상 치료자와 내담자의 계약은 대개 치료의 목표, 치료 기간, 만나는 횟수, 비용, 일반적인 치료의 형식, 내담자가 지켜야 할 것들을 다룬다.
그 계약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수정될 수도 있음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담자들이 현재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목표나 절차를 제한해서 수용하고 싶어 할 수 있다.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내담자가 점점 더 많이 개방하면서 편안해질 수 있으며, 확장된 치료 목표를 더 쉽게 수용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내담자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명백해질 수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서 치료 목표에 대한 수정이 필수 불가결해지기도 한다. 어떤 내담자들은 치료자와의 관계에서 신뢰감과 확신감이 증가하면서 스스로 치료적 목표를 확장시키고 싶어 할 수 있다. 목표나 방법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신중하고 예민하며 기술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치료자들은 내담자가 심리적으로 준비된 부분에 대해서만 다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너무 빨리 진행하거나 과도한 치료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내담자들을 긴장하게 하거나 소외시킬 수 있다. 섬세하고 기술적으로 진행해 나가서 내담자 스스로가 모교를 확립하거나 수정해야겠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의 이행
초기 목표 설정이 끝난 후 치료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내담자 중심 치료일 수도 있고, 인지치료일 수도 있고, 행동치료일 수도 있고, 정신분석치료일 수도 있다. 치료가 매우 제한되어서 특정 공포증만을 다루는 것일 수도 있고, 내담자의 성격 유형에 대한 아주 광범위한 접근을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이 내담자의 문제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치료과정에 놓여 있는 어려움이나 힘든 순간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와 관련하여 모든 것을 내담자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정확히 내담자 편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 자유연상, ‘과제’할당, 자기 감찰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 요구되는지 – 자세하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여기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내담자의 동의이다.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는 것처럼, 치료에 참여하는 환자도 치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
종결, 평가 및 추수 회기
내담자가 일생 동안 치료에 머무르지 않는 것은 모든 이들이 바라는 바이다.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치료자가 믿기 시작하게 되면, 내담자와 종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때로 일주일에 한 번에서 한 달에 한번 정도로 만나는 횟수를 줄여 나가면서 종결을 점진적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종결이 가까워져 오면 종결에 대한 논의를 자세히 하고, 이에대한 내담자의 감정과 태도가 충분히 표현되고 다루어졌는지를 세밀하게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자가 적절한 시기라고 느끼기 전에 갑작스럽게 치료 종결하는 내담자도 있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치료를 갑자기 떠나게 되는 내담자의 감정에 대해서 짧게라도 논의하고, 필요한 경우 나중에 치료에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치료자가 클리닉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그리고 내담자가 다른 치료자에 의뢰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로 종결을 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내담자에게 다양한 반응을 촉발시킨다. 많은 치료자들은 종결 이후 추후 회기를 잡는 것(대개 6개월 내지 1년 후)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런 추후 회기는 내담자의 예후를 살펴보고, 그 사이에 발생했던 새로운 문제나 쟁점을 이야기하며, 치료를 통해 얻었던 것들을 공고화시키는 데 이용된다. 치료를 통해 향상된 과정을 내담자와 같이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자들에게는 자신의 노력이나 치료 기관의 서비스의 질적 측면을 평가하고, 치료를 계속 개선시켜 나가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치료의 진행 과정을 기록할 의무가 있다. 물론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는 정식으로 설계된 연구 프로젝트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치료자나 치료소가 치료를 위한 자신들의 노력이 성공적이었지 평가하는 것은 우선적으로 그들과 내담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