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의 심리치료 연구에서는 공통요인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연구주제로 떠올랐다. 가필드는 공통요인으로 6개의 치료적 요인, 즉 치료적 관계, 정서적 발산과 정화, 문제의 이해와 해석, 적응적 행동의 습득과 강화, 자기문제에 대한 둔감화, 문제의 직면을 들었다. 그렌캐비지와 노크로스는 공통요인과 관련된 연구논문에서 빈번하게 연급되는 공통요인을 제시한 바 있다. 이들에 따르면, 가장 ㅣㅂㄴ번하게 언급된 공통요인은 치료적 동맹의 발달, 정서적 표현과 직면, 새로운 행동의 습득과 실천, 내담자의 긍정적 기대, 치료자의 자질,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설명과 해결의 이론적 근거 제공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주요한 공통요인으로 스트리커는 치료적 동맹, 교정적 정서체험, 긍정적 변화를 위한 치료자와 내담자의 기대, 공감이나 긍정적 존중 등의 효과적인 치료자의 자질, 문제를 바라보는 이론적 근거에 대한 설명 등을 열거했으며, 조겐슨은 정서적 발산, 노출, 둔감화, 수동적 자세에서 능동적 자세로의 변화, 교정적 정서경험, 치료적상호작용의 내재화, 정서조절, 문제에 대한 심리학적 이해, 대인간 상호작용을 다루는 능력의 발달, 자기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주요한 공통요인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치료적 관계
심리치료의 공통요인으로 빈번하게 그리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치료적 관계이다. 치료적 관계는 치료자와 내담자의 협력적 관계를 의미하며 치료적 동맹 또는 작업 동맹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치료적 관계는 로저스가 주장했듯이 치료자가 무조건적 존중, 정확한 공감, 그리고 진실성을 나타낼 때 촉진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긍정적인 치료적 관계가 성공적인 치료성과를 가져온다는 점은 많은 실증적인 연구들에서 입증되고 있다.
2. 정서적 표현과 직면
정서적 표현과 직면은 심리치료의 긍정적 성과를 유발하는 중요한 치료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역동치료의 연구자들은 교정적 정서체험이 강력한 치료효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교정적 정서체험의 효과는 노출에 대한 행동치료자들의 연구에서도 지지되었다. 노출은 내담자가 어려움을 겪으며 회피해왔던 주제를 직면하게 하는 것으로서 그동안 상상하거나 두려워했던 것만큼 압도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학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노출은 내담자가 두려움에 직면하여 새로운 행동으로 대처하게 함으로써 문제를 개선시키는 데 기여한다.
3. 자기 자신과 문제에 대한 이해와 통찰
대다수 심리치료의 공통적 특징은 내담자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다. 심리치료는 내담자의 문제를 설명하고 그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내담자에게 제시하는 여러가지 설명과 해석을 통해서 내담자의 자기이해가 증진되는 것은 긍정적인 치료적 효과를 유발한다. 치료자가 경험과 확신을 지니고 제시하는 설명과 해석을 내담자가 신뢰할 만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설명에 대한 내담자의 수용이며 그러한 설명의 ㅗ가학적 타당성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4. 적응적 행동의 습득과 실천
대부분의 심리치료는 다양한 방식으로 내담자 부적응적 행동을 감소시키고 적응적 행동을 증가시킴으로써 적응을 돕는다. 내담자가 새로운 적응적 행동을 습득하여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 적용하여 실천하는 것은 내담자의 현실적 적응을 도움으로써 치료효과를 증진하게 된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행동, 사고, 신념을 습득시키고 강화한다. 새로운 행동을 실천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경험하게 되면, 내담자는 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갖게되고 이것은 성공적인 치료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5. 긍정적 기대와 자기효능감
긍정적 기대는 내담자가 어떤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와 자신감을 의미한다. 이는 반두라가 제시한 자기효능감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자기효능감은 어떤 행동을 시작할 것인지, 그 행동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투입할 것인지, 그리고 어려운 난관이나 장애에 부딪혔을 때 얼마나 오래 노력을 지속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반두라는 자기효능감을 증진하는 것이 효과적인 심리치료의 필수적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심리치료들은 내담자의 자기효능감을 다양한 방식으로 강화함으로써 문제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도록 돕는다.
6. 자기관찰
최근에 베이트맨과 소스는 자기관찰의 활성화가 심리치료의 핵심적 과정이라고 주장하였다. 대부분의 심리치료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세계를 관찰하고 탐색하도록 격려한다. 여러 연구자들 역시 심리ㅣ료에서 자기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자기관찰은 자신의 내면적 세계(의도, 기대, 감정, 인지, 그리고 행동)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을 의미하며 자신의 사고를 성찰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회문화적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최근에 심리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마음챙김은 사고나 감정을 포함한 자신의 내면세계를 수용적이고 비판단적으로 바라보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자기관찰의 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심리치료 내담자의 자기관찰 수준을 높임으로써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내면적 요인의 자각을 통해서 좀 더 효과적인 대처를 하도록 촉진한다.
7. 치료자의 성격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치료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예: 성별, 나이, 전공분야, 전문적인 훈련배경 등)은 치료효과와 특별한 관계를 나타내지 않는다. 반면에 치료자의 성격은 성공적인 치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료자의 정서적 안정성, 낙천성,자기효능감 등이 치료성과와 긍정적인 관련성을 맺고 있다. 나자비츠와 웨이스의 연구에 따르면, 치료자의 대인관계 기술이 치료효과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셀리그만은 치료자의 중요한 자질로서 공감능력, 신뢰성, 진솔성, 설득력 그리고 희망을 불어넣는 능력을 제시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어린 시절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식하는 치료자들이 성공적인 치료성과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결과를 과거에 겪었던 개인적인 어려움의 경험이 이후에 효과적인 치료자가 되는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치료자의 긍정적 성격이나 행동 자체보다는 그것을 내담자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치료성과와 더 밀접하게 관련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